어느덧 탄생한지 35년이나 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는 일본만이 아닌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롤플레잉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1980년대 중반이 게임을 개발하던 스퀘어는 졸작 게임을 잇따라 탄생시키면서 부도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 롤플레잉 게임 붐을 일으킨 ‘드래곤 퀘스트’가 출시되면서 인기를 얻자 스퀘어는 롤플레잉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개발됐던 이 게임은 자칫 스퀘어 최후의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그만큼 스퀘어의 회사 상황은 좋지 않았다. 결국 ‘판타지’라는 게임은 마지막 작품이라는 의미가 더 해지면서 ‘파이널 판타지’라는 이름이 됐다. 1987년 12월에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는 50만개 이상을 판매하는괜찮은 성적을 거뒀고 스퀘어는 기사회생했다. 이 게임이 반응을 얻자 후속편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이번에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픽셀 리마스터’는 과거 패미컴부터 슈퍼패미컴까지 2D 도트 시절의 게임을 리마스터한 작품이다. 특히 이 게임은 원작의 명성만 믿고 제작한 것이 아니라 그래픽 개선과 배경음악 편곡, 다양한 편의기능의 추가를 통해 지금 해도 즐길만한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패미컴 버전인 1~3탄은 성능의 한계상 그래픽 퀄리티가 낮지만 리마스터 버전은 더욱 발전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2D 도트 그래픽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원작을 안해본 사람이라면 이게 뭐야! 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래된 게임의 리마스터 작품이지만 메타크리틱에서 88점을 기록 중이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패키지 버전의 부족이 문제가 될 정도로 오래된 게임이지만 인기가 많다.
일단 이 시리즈는 공통적으로 그래픽 퀄리티의 업과 배경 음악의 편곡, UI 개선, 자동전투와 자동저장, 몬스터 도감과 사운드 플레이어, 일러스트 갤러리, 그리고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인카운터 온오프, 경험치와 돈 등을 최대 4배까지 올리는 기능 등이 있다. 와이드 화면에 맞춰 개발된 덕분에 지도가 항상 화면에 표시되는 것도 편리하다. 하지만 정말 편리한 것은 역시 인카운터와 경험치, 돈 상승일 것이다. 인카운터를 오프로 해서 필드나 던전을 이동하면서 적과의 전투가 발생하지 않게 할 수 있고, 레벨 업이 필요한 구간이면 4배로 상승시켜 빠르게 레벨 업과 돈을 모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이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레벨 노가다가 거의 필요 없이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파이널 판타지’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시리즈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몇 안되는 게임이다. 1980년대에 출시됐던 게임 중 상당수가 명맥이 끊겼다는 것을 생각하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대단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게임은 과거의 ‘파이널 판타지’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1980년대의 향수를 느끼게 할 것이고 3D ‘파이널 판타지’만 즐겼다면 올드한 느낌의 2D 게임에서 새로운 재미를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1탄부터 6탄까지 플레이해 보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발전사. 전투나 필드, 던전 디자인의 변화, 그리고 캐릭터와 스토리의 발전사를 알 수 있다. 1탄의 경우는 스토리나 캐릭터성이 높지 않았으나 2탄부터는 스토리와 캐릭터의 비중이 높아지고 3탄부터는 잡 체인지라는 시스템의 재미를, 4탄은 스토리와 ATB 시스템을 통한 전략적인 전투 등 매 시리즈마다 발전을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서는 5, 6탄이 특히 많은 팬을 가지고 있고 특히 6탄은 멋진 음악과 수준 높은 캐릭터와 세계관,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게임 중에 가장 인상적인 이벤트 장면으로 손꼽히는 오페라 장면 등 2D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모든 시리즈를 다 하기 어렵다면 6탄만이라도 플레이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올드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